너는 봄을 여는 여심과 같아
굽이 굽이 흐르는 깊은 골짝 물소리를 들으며
나날이 바쁜 걸음으로 숲의 아침을 깨우는 따스한 햇볕과도 같은
아리땁고 고운 여인의 마음
입을 오므린 채 하얗게 미소짓는 산다화 봉오리를 바라보며
채 열리지 않은 그 가슴을 살딱 건드려보기도 하는 맑고 환한 여인의 마음
삼월의 싱그러운 첫 푸르름에 가슴 활짝 펴고
숲의 정기를 힘껏 들이키며 떠가는 한조각 구름에게도 고운 눈빛 건네는
너는 아름다운 봄의 여인
하지만 부끄럽고 수줍음이 많은 너는 정작 히늘과 구름과 눈 맞추기 보다는
고개숙여 빠알간 볼 숨기우며 아래로 아래로 한 없이 침묵하는
그 고혹한 자태가 내 시선을 끌게 하는구나
너는 봄을 꽃피우는 어여쁜 봄의 여인
연약한 가지 보일라 조롱조롱 열매로 오밀조밀 빈 공간을 차곡차곡 채워
푸른 하늘조차도 네 틈새를 비집고 들어올 수 없네
사과, 꽃사과 이름하여 봄의 여인
내 너랑 친구하여
네 고운 뺨에 대고 봄노래로 화답하고 싶구나

3/26/ 아침 꽃사과를 보며 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