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 은모래 박신애 그대 나를 통째로 삼키셔도 좋습니다 속살에 붙어있는 단내 물씬한 나의 껍질 벗기지 말아요 미움의 씨 원망의 씨 모두 버린지 이미 오래 날 온전히 먹어 주세요 오랜 장맛비 시들어 가고 먹구름 위로 날으는 향기 원시림의 상쾌한 피톤치드 향기 높은 산도 유명산도 아닌 가일리의 낮은 산에 머물러 청솔 향기 배어나는 통나무 집에 앉으면 오로지 나만으로도 넉넉히 배가 부를 그대 오늘은 나를 통째로 먹어 주세요 껍질째로 삼켜 주세요 칠월입니다 청포도 하면 이육사의 청포도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요 거슬러 올라가서 2003년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하고 작은 문학지에 글쓰기 도움을 받고자 어느 시인님께 의뢰하였던 것이 등단의 계기가 되었고 위 청포도 시로 등단 추천이 되었답니다 오래된 시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