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내 너와 함께 동행하지 못함이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지금쯤 지리산 자락엔 남녘의 봄꽃이 한창이겠지 연분홍빛 매화꽃축제도 열리겠고
조금 있으면 온 산을 뒤 엎으며 우리의 눈을 눈부시게 할 벚꽂도 만발할테고
섬진강 매화마을과 구례 산수유마을에도 봄꽃 축제로 한창이겠지
고국을 멀리 떠나 오랜 이민 생활에 찌들고 상한 너의 마음
이 봄의 향연에 초대하고 싶건만 이제 너는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으로 남아
내 가슴 그리움으로 물들고 있구나
친구야 미안하다,정말 미안하다
꼭 한번만 어진 너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지막 이별의 말 안마디만 할 수 있다면
내 이렇게 마음 아프고 슬프지 않을텐데...
잘 가라..
이 한마디 네게 건네주지 못했던 이 안타까움 어찌 말로 다 할까
함께 나란히 길을 걸으며 우리를 괴롭히며 달려오는 그 악한 무리를
함께 두 손모아 기도하면서 서로가 위안이 되지 못했음이 너무도 기 막힌 안타까움으로 남아
쓰린 가슴 통곡의 벽을 오르지도 못하고 힘 없이 무너져 내리는구나 친구야
네가 떠난 하늘은 온통 슬픈 빛
이전에 그리 좋던 바다또한 온통 푸른 슬픔으로 출렁이구나
친구야 ,친구야 보고 싶은 친구야
나도 이 세상 등지고 떠나는 날 하늘문 앞에서 마중나와 기다릴래?
못다한 이야기며 웃음 함께하며 마음껏 천국의 정원을 거닐자꾸나
친구, 친구야 조금만 더 기다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