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본다
마음이 슬프고 공허할 때
시도 때도 없이 높게만 날아가던
꿈의 날개 꺾이우고
가슴으로 우는 소리
아무도 듣지 못하는
그리움속에 갇힌 사진을 꺼내 놓고
꽃의 향기를 맡으며
꽃을 바라본다
밝은 눈으론 볼 수 없는
여린 꽃잎 하나 파르르 떨고 있구나
바람도 하나 없는데
왜 떠는 거야
무엇이 두려워
온통 나의 것으로 채색된 봄날
꽃 피는 웃음이고 싶었지
연록빛 삼월의 언덕에 서서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스무살 부푼 꿈을 잡아
아름답고 황홀한 꽃으로 피워
온 생을 발갛게 물들이고 싶었던
옛날은 이제 서글픈 추억
꽃을 본다
꽃보다 더 고운 남은 날이고 싶어
꽃보다 더 아름다운 빛깔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