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저항하며 쇠잔해가는 빛의 날개를 끌어들여 공허한 낙엽에다 잘근 잘근 부수어 놓고 오색 만찬을 준비하는 추분이다 머지않아 또 하나의 계절의 등장을 시위하듯 곧 낙엽은 떨어질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게 힘 없이 떠나갈 테고... 살갗이 거칠고 앙상한 뼈만 남을 고독의 뿌리를 안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그 마른 가지 가지마다 공허한 잎들의 미세한 떨림을 느껴보며 나의 가슴도 왜 이렇게 긴장감이 도는지... 더듬거리며 재미없는 자판을 툭툭 건드리다 남은 가을을 생각하는 이 아침 역시 가을이 무르익기도 전에 조락을 생각하는 나의 이 성급함 멀지 않았다 나의 끝 날이..이렇게 남은 길을 헤아릴 수 밖에 없는 황혼의 언덕에 서서 남겨 놓은 것 거둬들일 열매를 계산해 보는 가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