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모래 강가에서
3월
마음은 원치 않으나 가끔 우울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가 있다
숲은 푸르고 울창하여 하늘도 보이지 않고 사방으로 온통 초록 짙은 봄
새소리 물소리 어우러져 시끄러운 세상의 잡음이 들리지 않는데도
나의 마음은 그 숲을 벗어나 어느 새 세상으로 달리고
눈을 감아도 자꾸 스쳐가는 영상들...
나의 주위를 좁혀 오며 내게 조금도 쉴 여유를 주지 않는구나
숲에 있어도 세상이 보이는 이런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렵사리 이제 막 당도한 숲을 떠나야 하는가
그리고 빈틈없이 죄어오는 현실에서 숲을 생각하며 나를 옭아매고 있는 그 자리에서
꿈을 꾸듯 세상을 초월하며 살아야하는 것일까
숲에 가 보라 , 그리고 그것도 소용이 없으면
차라리 자신이 처한 삶의 한 가운데 서서 숲을 생각해 보라
오늘 나에게는 이러한 교훈의 목소리 들리는 것 같다
숲, 숲이 그리운 날에 은모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