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는 2월아침에
아침의 창이 열렸다
보라 저 다가오는 보이지 않는 하늘의 손짓
부드럽고 감미로운 봄을 앞장세운 가녀린 빗줄기로
닫혀진 우리의 가슴의 창을 가만 가만 두드리는구나
살며시 마음의 창을 열어 본다
그리고 내리는 빗물의 감촉을 손등에 느끼며
소리없이 가슴을 적시는 촉촉한 봄의 눈물방울을 받아 먹는다
아침은 늘 신선한 충격으로 우리 곁에 다가오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같지 않다
물결처럼 쉬임없이 흔들리는 감정의 변화에 따라
늘 바뀌어지는 우리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매번 신선한 아침을 느끼기에는
역부족인 유한의 삶에 갇혀 쓰잘데없는 욕망으로 가득찬 무한의 꿈 만을 꾸며
아침이 오기보다 깜깜한 터널에서 뒤뚱뒤뚱 몸부림치는
한마리 작은 벌레와도 같은 삶이진 않는가
왠지 부끄러워 고개 들 수 없는
아니 감히 얼굴을 똑바로 들고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봄 비 내리는 아침
무한한 듯 하지만 한 없이 좁고 좁은 이 컴의 세계를 떠돌이 별처럼 유영하며
늘 가는 길로 가다가 오늘도 기쁜 만남, 보이지 않는 저 봄비의 속삭임을 노래한
노시인님의 방에 머물러
살며시 다가왔다가 끝내 나를 흠뻑 적시고야마는
저 봄비의 소리에 가만 귀를 기울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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