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시와 노래여 아름다와라

은모래 강가에서

은모래 강가에서

3월

봄 꽃을 보면서

신 애 2020. 3. 12. 05:54


 

 

 

 

그대여

다시 울림이 있는 만남을 위하여 글을 씁니다

 

회상도 때로는 짧은 추억의 아름다운 끈이 될 수 있겠지만

다소 규칙적이고 딱딱한 현실에 매인 일상을 벗어나와

또 다른 사색의 길을 산책하며

숨어 있는 봄을 애써 찾아내려는 욕망을 억제하고

먼 데 아지랭이 아른거리는 봄 하늘을 바라 봅니다

 

 

 

우리의 짧은 삶은 한낱 망명일 뿐이라든지

물거품일 뿐이라는 말들을 뒤 엎고

정원에 활짝 피는 꽃들과 함께

삼월은 다시 환상의 기쁨을 거느리며 우리 곁을 찾아 왔습니다

그대,그 걸음의 가벼움 느끼시는지요

 

 

 

그대의 뜰에도 지금 봄 꽃이 하나 둘 피어나고 있겠지요

아니 아직은 이른 봄꽃들의 서성이는 숨소릴 듣고 계실런지요

 

며칠 뒤 아니 몇 날이 못 되어

허무하게 질 줄 알면서도 곱게 피는 꽃들은 피고 지고 또 다시 피면서

끝 없이 사랑을 노래하고 이야기 합니다

그럼에도 잠깐의 그 꽃 향기에 우린 도취되어 마음 한 자락 뜨겁게 데우고 싶은

열망이 혹은 아직 남은 열정이 이 봄을 활짝 꽃구름으로 하늘에 띄우기도 하나 봅니다

 

점점 흐릿해져가는 추억을 반추하며 나의 베란다 작은 화분에도 봄꽃이 피려나 봅니다

죽은 듯 메말라있던 가지 가지에 어여쁜 블루베리 분홍꽃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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