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시와 노래여 아름다와라

은모래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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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모래 사진

■꽃 문화ㅡ. 2월의 노스탤지어

신 애 2006. 2. 2. 08:44

 

내가 冬柏을 좋아하는 理由

 

■그녀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꽃ㅡ.

 

 그녀는 얼른 표현해 `춘희(椿姬)’였다. 그녀와 오페라 홀에 함께 간 것도 아니고, 그 꽃을 받은 것도 더욱 아니었다. 다만 우연히 인터넷에서 만났지만 동백꽃이 피기 시작하는 어느 날, 그녀의 글을 받아본 것이다.     

 

지금은 동백을 보면 그녀를 생각하고 靑馬 柳致環(1908-67 統營)의 시 〈冬柏꽃〉을 외우며 파리에 갔을 때 들른 몽마르뜨르 공원묘지의 `椿姬의 묘’ 를 잇대어 연상했다.

 

화제가 이쯤 되면, 고려 충렬, 충선, 충숙왕 3대를 모신 그 시대의 위대한 채홍철(蔡洪哲 1262-1340) 가인(歌人) 을 뺄 수 없다. 고려시대의 가인은 정치권의 희생양으로 멀리 유배돼 덕릉(德陵)을 사모하는 노랫말을 썼다. 이름하여 [동백나무의 노래(冬柏木曲)]ㅡ. 일세를 휩쓴 곡이었다.

 

그의 다른 작품 [자하동신곡(紫霞洞新曲)]은[고려악부(高麗樂府)]또는[`악지'(樂志)]에 있지만 애석하게도 [동백나무의 노래]는 전하지 않는다. 채홍철의 노랫말은ㅡ 한산도의 [冬柏아가씨]와 내용이 대동소이했을 것이다.

 

그가 그리던 덕릉은 곧 제26대 충선왕의 유택이었다. 그의 노랫말에 감한 제27대 충숙왕은 선왕에 대한 애틋한 흠모에 유배생활을 거두게 할 정도였다.

 

■아름다운 동백의 二月ㅡ!

 

지금 남쪽 해안지대에 동백이 눈처럼 하이얗게 또는 빨갛게 피기 시작해, 여러 시인의`빨갛게 피멍이 든' 처절한 가슴 아픔을 생각해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대 위하여

목놓아 울던 청춘이 이 꽃 되어

천년 푸른 하늘 아래

소리 없이 피었느니

 

그날

한 장 종이로 구겨진 나의 젊은 죽음은

젊음으로 말미암은

마땅히 받을 벌이었기에

 

원통함이 설령 하늘만 하기로

그대 위해서는

다시도 다시도 아까울 리 없는

아아 나의 청춘의 이 피꽃!

 

                             柳致環/冬柏 꽃 

 

■학술적으로Camellia japonica라고 불리는 동백ㅡ.

 

Tsubaki 라고 표기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다. 동백은 우피향 나무과의 상록 활엽 교목이다. 온 세계 온대지방에 이식돼 있는 [한국산]이다.

 

강희안(姜希顔 1419-1464)의 저서 [양화소록(養花小錄)]을 통해ㅡ 출전(出典)을 모색한다. 東國之産 惟有四種 單葉紅花 雪中能開者 俗稱冬柏 單葉者 好生南方海島中 或有春花者 曰春柏. ㅡ에서 보듯 한국의 남쪽 섬ㅡ 곧 蔚山의 동백도(冬柏島)다. 동백 자생 림으로 `동국여지승람'에 가록돼 있다.

 

 더러는 전남의 麗水 오동도(梧桐島)를 연상하겠지만 역사적으로 동국이란 `新羅'(서라벌)를 시사한다.

 

이 꽃 문화는 겨울부터 피는 계열과 봄에 피는 계열로 분리된다. 동백 씨는 기름을 짜 식용과 화장용으로 널리 쓰인다. 高麗조 가인 채홍철이 동백을 노래한 계기는ㅡ 그가 長興 부사(府使)를 역임했기에 다분히 麗水 오동도의 꽃 구름에 매혹됐을지 모른다

 

동백 꽃 문화ㅡ. 노래하는 시인들은 으레 피멍울로 비유하지만 

`일본 동백(Tsubaki)'으로 불리게 된 배경을 추적하다가 노랑 동백이 있음을 알았다. 흔히 홍, 백, 혼합 점박이 등 3색이 있을 뿐인 줄 알았는데 옛 문헌에 황춘(黃椿)의 기록이 전한다. 환상의 `노랑 동백’ㅡ!

 

■동백소(冬柏所)가 존재했다는 전남 靈巖군 聖基洞 해안ㅡ.

 

百濟시대 王仁 박사가 이 곳 동백 씨를 천자문과 함께 가지고 건너 갔다고 해석된다. 

[백춘집(百椿集)](일본 淨土宗 安樂庵 화상 策傳의 저서)에 나온다. 그래서 Camellia japonica일 것인가...?

 

[百椿集]... 책전(策傳)화상이 앞 뜨락에 100종의 동백을 가꾸어 그 이름과 특이한 개성을 채집해 노래(和歌)로 엮었다.             

이 노래모음 [百椿集]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백명감(冬柏名鑑)'으로 알려져 있다.

 

 황춘(黃椿)이라 해도 꽃 빛깔이 조금은 다갈색(茶葛色)을 띈 노랑색이다. 그러니까 녹색에 가까운 순수한 개나리 빛(純黃)은 아니다.

 

 국내에서 `노랑 동백’을 보았다는ㅡ 이는 동백이 아니라, 이는 유사한 녹차(綠茶 山茶花) 꽃의 착각일 것이다. 그러나 비슷한 예가 없지 않다.

 

우리의 [유서찬요(類書纂要)]에 보면ㅡ 동백이 新羅의 해홍(海紅)으로 표기돼 있다.

또한 천산차(淺山茶)라고도 했으며, 매화와 같이 눈 속에 핀다 해, 일명 차매(茶梅)라고 싯귀에 쓰기도ㅡ. 일본인은 동백을 쓰바키(椿 Tsubaki)라고 발음한다. `동백'이란 우리식 한자어의 와전일 뿐이다.

 

■꽃이 산수화와 비슷한 나무ㅡ.

 

이를 토속적으로  산동백[山冬柏]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니다. 관상용으로 정원에 재배한 차나무가 왜소한 동백나무를 방불하게 하기에, 꽃이 흡사 홑 동백의 황색을 닮고 있을 뿐이다.

 

중국은 일찍부터 이를 금화차(金花茶)라고 불러온다던가? 이 차 맛이 일품이라고 하는데 마셔 본 적이 없어 향기를 알 수 없다. 중국의 남쪽 인도지나 반도 이웃에는 `노랑 동백’이 지금쯤 요염하게 첫물을 드러내 보이고 있을 것이다.

 

金花茶, 중국은 대륙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이를 음미하도록 金花茶 청주를 생산하고 있다. 값비싼 진귀한 약주로 팔린다.  

중국을 여행하는 기회가 있으면 노랑 동백 술 `金花茶'로 건배할 행운이 있기를...!

 

二月 동백 꽃 문화의 노스탤지어ㅡ! 그녀를 떠올릴 때, 늘 푸른 키 큰 나무 동백은ㅡ, 언제나 그녀의 비단 마음처럼 빨간 꽃잎과 황금 색 수술에 싸인 그윽한 향기로 은밀히 접근해 온다.

 

 大邱의 젊은 여류시인 P녀는, 지금 나의 거실에 와 있다. 마리아 상 `平和의 母后’ 앞에 봉헌된, 두 빨간 동백의 한 떨기로 투명한 크리스털 글라스에서 웃고 있다. 나는 떠나지 않고 그녀 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