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길은 분명한데 길이 계속 보이지 않는 거에요
그렇게 샘솟듯 솟아나는 생각의 줄이
어느 날 그만 뚝 끊겨져 버렸어요
언제 어느 때 부터인지
나는 멍하니 앉아 하늘의 뜬 구름만 어지럽게 수 놓은
잿빛 우울한 하늘만 바라보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저 무한한 허공의 깊이를 헤아리고 있었지요
아마도
그대가 내 곁에서 홀연히 사라져 버린
그 다음날 부터였을 겁니다
2006년 삼월 어느 봄날에 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