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추억의 강가에 나섰습니다해 저무는 강 가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희미해져가는 석양속에 흐르는 해 그림자만 고요한 강물에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어이없는 형벌처럼 갑자기 쏟아내리던 폭풍우,도무지 지척을 분간할 수 없이 나의 길을 방해하던 지독히 짙은 안개어디로 사라졌는지 그 흔적조차 보이지 않고 말 없이 세월을 흐르는 강물위로어디선가 불어오는 계절을 재촉하는 가벼운 바람만이잔잔한 나의 가슴을 애무하듯 걸어오고 있었지요
가만히 그 강물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니강물은 두 줄기의 눈물로 흐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줄기는 기억 저 넘어로 환하게 웃음지으며내게로 달려오는 환희의 눈물
"얼마나 보고 싶었다고 네가 이렇게 꼭 돌아올 줄 알았지"
나는 어느 새 그 한 줄기 강물에 나의 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그러다가 다른 강줄기로 나의 눈을 돌렸습니다내가 바라보고 있는 줄 아는지 모르는지끝 없이 어디론가 앞만 보며 흘러가는 강물그 기세가 하도 당당하고 도도해서 곧 눈을 돌리려고 헸을 때아, 큰 바위곁을 돌아서서 흐르는 그 눈물을 보았습니다
" 미안해 나는 다시 너를 만날 수 없어 다시 그 아픔을 기억하고 싶지 않거든...."
나는 그만 그 흐르는 두 줄기의 강물 한 가운데 서서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별이 내리고 밤이 찾아오자 요요한 달빛은 나를 꼭 감싸 주었지요울먹이는 내 가슴을 쓰다듬으며....
나는 곧 슬픈 추억의 강가를 벗어나와 여전히 나의 지친 몸을 달래주는 내 안식처로 돌아 왔지요변함없이 꿈처럼 별이 내리고 아름다운 노래 들리는 내 평화의 안식처로...
이제 다시는 슬픈 추억의 강가를 배회하지 않으렵니다
3,3일 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