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눈 은모래
내 마음 젖는다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늘로 이어지는 무언의 몸짓
한 생명은 무거운 대지 위로
한 영혼은 가벼이 하늘로
기쁨도 아닌 것이 슬픔도 아닌 것이
오르락 내리락
내리락 오르락
내 마음 또 흥건히 젖는다
눈물도 꽃도 아닌
삼월의 눈
삼월 마지막 날 눈이 내렸단다
안개 사이로 흩날리는 눈발
바람 따라 이리 저리 흔들렸겠지
거친 숨 몰아 쉬며 소백산을 향 했을 때
파아란 하늘이 열리고
하이얀 눈꽃이 펼쳐졌겠지
소백의 펄쭉을 기다리며
삼월의 끈을 놓으면
아쉬운 걸음 위로 눈 부신 태양
구름이 사라지듯 걷어지는 근심
2019년 삼월 마지막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