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촉촉히 내리는 오늘은 삼월일일입니다 새해의 시직이 바로 어제였던 것 같은데 벌써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많이 많이 흘러 갔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세월은 이렇게 빨리 흘러가네요 아무도 현혹하거나 유혹하지 않아도 새로운 계절마다 달마다 혼자 이별하고 혼자 새로운 만남을 한지도 꽤오래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나의 글 쓰기이지요
감성도 지성도 조금씩 무디어지고 예전같지가 않음을 느낍니다 게다가 삐걱거리는 몸의 불균형 귀도 둔해지고 눈도 자꾸 가물 가물해지는 요즈음 봄 안에 싸여 신비롭게 회생하는 나여야 할텐데 만물의 소생과는 달리 날로 날로 쇠퇴해가고 연약해져 가는 육신입니다
아, 이럴 때 새소리 봄 천지를 명랗하게 울리는 종달새 소리를 듣고 싶어집니다 멀리 나갈 수도 없고 이렇게 좁은 방안에서 현실의 초월한 또 다른 세상을 꿈 꾸며 오늘 아침은 새소리와 함께 시작하고 싶습니다 삼월 일일 봄이 문을 열고 조용히 새 기운을 맞아들입니다 나도 마음의 문을 열고 이 새 달 첫 아침을 기쁘게 맞이해 보렵니다 아름답고 행복한 삼월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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