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설 수도 나아갈 수도 없는 희미한 아침
안개만이 자욱하게 세상의 길을 걷고 있다
허기로 배곯았던 어제의 하루가
오늘에는 한 끼 다이어트로 시작되는 아침
어디에다 만족의 기준을 두고 하루의 문을 열것인가
문명의 이기앞에 날마다 쓰러지는 무거운 육신
날마다 버리지도 살리지도 못하는 겉만 번지르한 육신
그 안에 다시 경종을 일으키는 영혼의 깨우침이 없은들
어찌 생의 험한 다리를 평안히 건너갈 수 있으랴
나는 생각한다
나를 지탱하고 일으키게 하는
신비하고 놀라운 능력의 물주머니가 바로 눈물 주머니임을....
새벽마다 나무와 돌과 풀과 숲을 적시는 이슬과도 같은 눈물
하얗게 먼지로 쌓인 내 영혼의 목마름을 깨끗히 씻어주는
하늘이 값없이 내려주는 은총의 눈물
그대는 이 선물을 받고 있는가
3/22/ 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