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일기장을 꺼내들고
봄볕 드는 창가에 홀로 앉아 있노라니
가 버린 아픔이 새의 깃털처럼 수북히 날아와 가슴은 온통 하얀 슬픔
눈물속에 핀 하얀 꽃들은 모두 얼룩진 슬픔이다
나라고 어찌 아름다운 꽃 피우고 싶지 않았던가
하지만 어여쁜 꽃은 고사하고 얼룩진 상처로만 남아있는
시들어 말라버린 꽃, 그 꽃들의 아우성이 다시 내 귀를 어지럽힌다
겨울도 저 멀리 떠나가고 마른가지 무성히 꽃 피우는
이 따스한 봄 날에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옛 쓰라린 추억
흐르는 눈물이 꽃이 되고 그 꽃 온 가슴에 피고 또 피어
아, 나는 다시 돌아온 이 봄날에
슬픔에 가슴 혼곤히 젖네
3/15/오후/ 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