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희망이라 말한다면 꽃을 보는 이의 가슴은 희망을 꽃 피운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아직은 꽃 피는 삼월이건만 나라 안팎의 소식은 어둡고 침울하기만 하다
가슴 설레던 희망의 꽃은 벌써 지고
크고 작은 일들이 끊임없이 우리의 주위를 맴돌며 이제 겨우 봉우리 맺은 가슴 가슴에
성난 불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
하루 해가 지고 어디선가 들리는 멜로디 마저 우울한 저녁
차라리 지난 날 잘못 살아왔던 참회의 눈물과 돌아선 냉정한 찬 겨울과의 별리에 의한 슬픔이라면 얼마나 좋으랴만
수많은 사람들을 삼키고도 오직 침묵으로 일관하는 백령도의 파도는 지금 이 시간에도
캄캄한 어둠속을 뒤흔들며 天安艦의 널부러진 남은 파편들을 통째로 집어 삼키고 있겠지
그래 그래 맘대로 하려므나 언제 우리 인간의 허락이나 받고 너 항시 미친듯이 날뛰었던가
이제 머물러 서서 생명의 회생을 기다림은 아무 소용없는 일
알면서도 사람들은 미련을 벗지 못하고 속에서 밖으로 울음을 토하고 있는 것 너 아느냐 파도야~
떠나는 삼월의 어깨에 걸쳐진 남루한 의상, 피로 얼룩진 꽃분홍 그 환상의 옷을 벗어버리고
새 환희의 사월을 기대하며 부활의 소식과 함께 슬픔과 괴로움의 찌끼를 날려 버려야지
삼월....잘 가거라, 빨리 가거라
그리고 만인들의 가슴에 다시 피어나는 부활의 꽃소식이라도 듬뿍 안겨 주고 떠나려므나
사진/ 이세진님의 블로그로 http://blog.daum.net/sweethome5465/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