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다정히 내 손 잡았던 겨울이 어느 새 슬며시 손을 놓더니 그만 나를 떠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그 슬픔에 많은 날들을 울며 밤을 지새었지요 내 머리는 텅 비어 하얀색으로 물들었고 내 가슴은 눈물조차 메말라 온통 하얀빛이 되어버렸지요 봄이 오자 나로 인해 세상은 하얗게 물들었고 내 슬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온 산과 들은 하얀꽃 무더기로 피기 시작했답니다 아니 내가 세상에서 꽃이 되다니요 난 꽃이 아니랍니다 난 그저 내 슬픈 가슴을 토해놓은 것 뿐이랍니다 원,세상에.... 나와 같은 슬픔을 가진 자들이 이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네요 저 하얀 꽃들은 내 슬픔만이 아닌 세상 많은이들의 울음이며 한숨이래요 정말이지요 나와 그대의 슬픔과 울음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 꽃을 보면서 모든 슬픔 깡그리 잊어버리게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