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첫 날에 은모래 =
화려한 고독의 계절
목마름으로 배고픔으로
바람속에서 울부짖는 나뭇가지 사이로
푸르름 높게 탁 트인 하늘은
생명을 노래하는 대지와 함께
겨울의 강을 건너가누나
떠나면 다시 오지 못할
무거운 시간의 그림자를 밟고
무수한 생명을 안고 가는 세월아
너도 나처럼 울며 가는가
바람처럼 구름처럼 울며 가는가
이미 가을은 가고
내 사랑하던 님도 떠나버린
12월의 첫 날은 슬프지만
남은 날 따스한 생명의 입김으로
네 너를 데워주마 겨울아
굳은 가슴 펴고 내게로 오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