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햇살 내 가슴에 있네 ㅡ 은모래 박신애
그 햇살 ,
바람이 불어도 요동하지 않네
살아 있다는 것은 어쩌면
아무리 찔러대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부드러우나 강한 빛, 한줄기 빛과 같아
주인의 손에 요량에 참하게 빚어져
이미 예정되어진 섭리대로 길을 가는 빛
냉기어린 어둠을 박차고
자유로이 유희하는 눈먼 소녀의 꿈 같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맘껏 활개치며
땅의 끝을 겁도 없이 내딛는
무지개 꿈을 펼치며
그 햇살,
내 가슴에 있네 얌전히 숨어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