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시와 노래여 아름다와라

은모래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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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봄비 내리는 날에 ㅡ 지난 글

신 애 2020. 3. 10. 16:00

  ■비 내리는 저녁

  

   

 비가 내립니다
분별없는 바람으로 그대의 주위에 머물고픈 심정을 꿰뚫기라도 한듯
베란다 유리창을 살짝 때리며  나직하고 조용히 비가 내립니다

아름다운 환상의 얼룩,연두빛 봄을 재촉하는 비
가고 오지 않는 그리운이의 얼굴을 떠올리는 삼월의 비는 슬픈 곡조,
소리없는 흐느낌입니다  

비는 그리움
눈물로 얼룩지는 내 가슴의 애틋한 소곡입니다
그대를 향한 나의 숨죽인 기도입니다  
지난 회상의 뜰을 거닐며 추억어린 꽃잎에 여울져 흐르는
슬픈 단조입니다
텅빈 하늘의 고요를 뚫고 은밀히 내리는 밤의 소야곡입니다

그대 그리운 이여
쓸쓸한 삼월의 뜰에 내리는 빗속에 나를 묻고
뜨거운 눈물, 그 기다림의 끝,
다시 만남의 은총을 기다려 봅니다  

  

  ■봄비 후

  

 

싹 트는 봄의 소리 곧 들리겠지요
겨우내 잠자고 있던 계절의 촉각이 열리는 소리 여기 저기 들려오고
냉한 가슴에도 부드러운 봄 꽃이 피어나면 잊고 있었던 사랑도 다시 새 물처럼 흘러 흘러
제 가슴 출렁이며 흐르는 작은 강이 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사람을 생각하는 일
사랑하는 일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의 흐름을 막을 힘은 아무 것도 없겠지요
죽을 때 까지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하며 사는 일
참 행복한 일일런지요

 

 ■선생님의 봄비. 글을 읽고

 

아침의 창이 열렸다

보라 저 다가오는 보이지 않는 하늘의 손짓

부드럽고 감미로운 봄을 앞장세운 가녀린 빗줄기로

닫혀진 우리의 가슴의 창을 가만 가만 두드리는구나

살며시 마음의 창을 열어 본다

그리고 내리는 빗물의 감촉을 손등에 느끼며

소리없이 가슴을 적시는 촉촉한 봄의 눈물방울을 받아 먹는다



아침은 늘 신선한 충격으로 우리 곁에 다가오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같지 않다

물결처럼 쉬임없이 흔들리는 감정의 변화에 따라

늘 바뀌어지는 우리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매번 신선한 아침을 느끼기에는

역부족인 유한의 삶에 갇혀 쓰잘데없는 욕망으로 가득찬 무한의 꿈 만을 꾸며

아침이 오기보다 깜깜한 터널에서 뒤뚱뒤뚱 몸부림치는

한마리 작은 벌레와도 같은 삶이진 않는가



왠지 부끄러워 고개 들 수 없는

아니 감히 얼굴을 똑바로 들고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봄 비 내리는 아침

무한한 듯 하지만 한 없이 좁고 좁은 이 컴의 세계를 떠돌이 별처럼 유영하며

늘 가는 길로 가다가 오늘도 기쁜 만남, 보이지 않는 저 봄비의 속삭임을 노래한

노시인님의 방에 머물러  

살며시 다가왔다가 끝내 나를 흠뻑 적시고야마는

저  봄비의 소리에 나도 가만 귀를 기울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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