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처럼 아니 정말 오랜만에 혼자 청도에 잠깐 다녀왔다
다소 들떤 마음으로 기차표를 끊고 자리를 찾았는데 열차 칸에 들어서자
아주 꿰꿰하고 자린 냄새...사람 냄새....
30분만 가면 되는데 .....주말도 아닌데 사람들은 또 왜 어디로 가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옆 칸 카페 열차 칸으로 갔다 그 곳에도 사람들이 ...
한가하게 그리고 산뜻하게 봄 여행을 즐기고픈 나의 마음이 그만 사라져버렸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
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꽃자리..물으니 기사분도 잘 모르고 ...
^^*
아니나 다를까 기대에 못 미치는 봄의 정원
아직 봄꽃들이 무성하게 피어있긴 이른 날인걸 .,전화나 한번 하고 올걸하는 맘이 들었지만
잠깐의 시간을 최대한으로 잘 보내고 가야지 하는 맘에
정원 곳곳에 보석처럼 피어있는 작은 풀꽃들도 보고 사진도 찍었다
커피대신 맛 있는 팥빙수 한 그릇으로 배 불리고(?) 다시 역으로 부랴 부랴
누가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왜 마음이 여유롭지 못한지...
올 때는 좋았는데 가는 차편이 아주 애매하구나 무려 한시간 넘게 기다려야 된단다
기차를 기다리며 역 부근에 있는 우람한 목련나무 한 그루에 총총히 매달린 목련꽃도 찍고 나도 찍고
오랜만에 사진을 많이많이 찍었는데 오늘 아침 올리는 과정에서 그만
다 날라가 버리고 조금의 사진만 남았다
그래도 얼마나 감사한가
어제 저녁 남편이 사진 많이 못 찍었지?
수성천변에 개나리 많이 피었던데 구경 갈까 하기에
오랜만에 눈여겨 두었던 개나리 사진도 제법 찍었는데
모두 모두 다 사라져버렸다
그래 좋은 것 예쁜 것은 애써 남길 필요 무엇 있으랴
그냥 마른 내 가슴에 꽃불로 담아 가득 채워 놓고 천천히 음미하며 조금씩 꺼내어 보는 것이 훨씬 낫겠지
오랜만의 짧은 봄 여행.
짧았지만 여운은 제법이구나
아름다운 이 봄이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