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겨울 아침에 ㅡ 은모래
저 나무들 수근대는 소리를 들어 보아
바람따라 구름 따라 길을 가진 못하여도
맑고 깨끗하고 아름답고 눈 부신 날
꿈수레를 싣고 가는 봄을 보았지
별들의 창백한 얼굴을 가리고
맑은 빛 이 지상에 뿌려 놓고 가자구
공허한 골짜기 안개비로 적시며
지상에 씨앗 하나 심어 놓고 가자구
사랑의 씨 행복의 씨 내려놓고 가자구
너도 들었니 나도 들었지
나무들 수런대는 소리 소리에
산새들도 이른 아침 잠을 깨었지
나도 살며시 눈을 떴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