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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모래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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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뜨락에서

망각

신 애 2024. 9. 10. 06:21

 

 

우리는 늘 생각속에 살고 있지만 생각은 늘 뜬 구름처럼 황망히 제 길을 걸어가지요

그 생각을 붙잡아 매어놓고 현실의 테두리 속에 꼭꼭 가두어 놓아도

언제인지 모르게 쉬 사라져버리는 것을 일컬어 망각이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에 잡힐듯하면서도 어느 샌가 우리 곁을 떠나가버리는 생각의 빠른 물줄기 속에

사랑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리움이 녹아 흐르고 있습니다

 

어느 한 사람은 나의 이름을 젖은 음성으로 떨리는 음성으로 부르던 어제의 일을 다 잊어버렸다 했습니다

그럴만도 하지요

그는 세상 일로 바쁜 사람이었으니까요

아마도 그 분은 나중에..내일 다시..란 그 말도 깜박 잊어버렸을테지요

 

 

잊고 산다는 것 이룰 수 없는 헛된 꿈이나 망상을 바로 바로 밀쳐 버리고

어제를 또한 바로 조금 전의 일들을 깡그리 잊고 산다는 것참으로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의 생각을 그저 흐르는대로만 방치해 둘수 없어

때로는 기억속에 잊지 못할 그리움으로 남겨놓고

쉬 떠나 보내거나 쉽게 잊지 못해 안절부절 넋두리로 마음을 가다듬어 볼 때가 많은저에게는

그 망각이란 정말로 받아들이기 힘 든 것이니 말입니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생각의 매듭을 뚝 잘도 끊어버리는 사람냉정하게

단호하게 예리한 마음의 칼날로 잘라버리는 사람

망각이란 친구를 벗 삼아 상대를 쉽게 잊어버리는 사람

 

어라, 내가 그랬던가 난 ..까마득히 잊어버렸는데..한 마디 미련을 남기고 내일로 미루었던 그 분의 떨리는 음성

아, 나도 그만 망각속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그 분에게서 배운 것이지요그리고 이제는 그분에게 드리고 싶었던 모든 말들을 깡그리 잊은채

오늘을 덤덤히 살고 있습니다 만약 그 분에게서 다시 연락이 온다면 난 이렇게 말 할테지요

 

어? 누구시더라? 난 그대가 도무지 생각이 안 나는데요

 

망각이란 참 좋은 것입니다

문득 문득 흘러가는 내 아름다운 생각에 못 난 주름은 남기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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