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보이는 것 ㅡ 은모래 박신애
다시는 두려워하지 않으리
사랑하면 보이는 것
가만히 뒤돌아보면
별처럼 반짝이던 날들도
지척을 분간치 못하던 흐린 날들도
삶의 길과 흔적을 찍어내었지
살아 있는 것들의 소리없는 아우성
눈 감아도 그치지 않고
오래 남아 꿈틀대는
희망이여 빛이여
완전한 어둠이 오기까지
요동대고 파둥대는
나의 자아여 허상이여
진실은 언제나 남아 우리 곁을 맴돌고 있어도
진실의 뿌린 조금도 변함없이 돌고 있건만
나 무엇을 건지려고 먼 하늘만 바라보고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가
사랑 진실 희망 또는 빛이여
두려움의 실체를 허물어버린
너의 옛 정 지금은 어디에서 또 누구에게로
오늘도 풀어 헤치고 있나
사랑하면 보이는 것
다시는 두려움이 오지 않음을
나 살아 숨 쉬는 동안 풀어도
다 완성하지 못할 남은 숙제
아직 다 사랑하지 못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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