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모래 강가에서
3월
슬픔은 왜 가슴 속에 큰 집을 짓고
추억의 탕 비인 거실을 노크도 없이
소리도 없이 살며시 들어와
어둠 속에 겁 없이 허무의 꽃을 피우는가
향기도 없으면서 모양도 이쁘지 않으면서
황금빛 원피스를 입은 수선화 앞에
보랏빛으로 날개를 편 제비꽃
현란하게 피어나는 봄
경겨운 이 봄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