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시와 노래여 아름다와라

은모래 강가에서

은모래 강가에서

3월

받은 편지

신 애 2010. 3. 27. 07:28

    ■沈默과 孤獨  

                                     

     ㅡ朴信愛 여사에게 드립니다ㅡ.

        

                                                                       



  내가 못 잊을 朴信愛 여사에게ㅡ!

 도스토예프스키의 [죽음의 집]을 읽은 구라다 모모조오(倉田百三)는 불행한 이의 쓸쓸하고 고독한 생활에 공명해 울었다고 그의 글 [과실(過失)]에 적고 있습니다. 센티멘털리스트가 아닐까요…?

  아니, 일본사람들은 확실히 그런 경향의 기질이 있어요.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가 고독에 병들어 자살했을 때, 우리 국내에서는 박수가 요란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침통한 우수에 잠겼어요.      ㅡ한국인이 냉소한 배경은 가와자키(川崎潤一郞), 시가(直賀直哉), 사토미(里見淳) 보다 수준 낮은 작가 때문만이 아니었소…. 제2차 세계대전 때 주전론자였던 그가 후나바시(舟橋), 다카미(高見) 등, 서울에서 `반도청년의 징병'을 역설한 탓이었습니다.




  나의 그리운 이, 朴  여사님!

 인생은 여로(旅路)ㅡ. 실상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고독은 몸에 배 있다 기 보다 영혼 자체를 그것으로 포장하고 있어요. 마음 안에 죽어버린 것들이 쌓여 있는 무덤….

  그것을 극단적인 반 고독론자들은 유해하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과 함께 사는 그 가족은 그것이 조금도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주일 미사로 성당에서 함께 봉헌하는 기도의 자리는 보다 많은 할머니의 미사포로 순백의 꽃구름을 이룹니다. 고독을 사랑하는 순백의 꽃구름…. 그 안에 영감(靈感)이 담겨 있어요.

  늙었다는 뚜렷한 징후는 바로 고독―! 이라고 정의한 L. M. 올컷의 주장이란, 다분히 그것을 Solitude 아닌, Alone에서 분석한 것인 줄 압니다. 고독을 사랑하는 이는 신에 가깝지 결코 야수일 수 없습니다.





 내가 존경하는 朴 여사님!

 우울증에 조우되는 본인은 실상 알 까닭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미 그는 노이로제의 경쾌한 감각에 들떠 보통 때는 믿기 어려운 파격적인 대담한 발상을 깜짝 놀랄 만큼 감행해 보였어요.

  그것은 꿈과 우화(寓話)로 반짝이는 팬터지였습니다…. 게다가 그는 이 충격적인 자기 능력에 황홀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고독을 사랑하기에 그렇게 변신하는 자신의 지적(知的) 아름다움과 새 세계의 채광(採鑛)에 대해ㅡ. 그것이 그에게 어찌 Neurose의 환상일 것인가요!     B. A. W. 러셀은 고독이란―, 종교적인 사랑이 우러나지 않을 때, 유해할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ㅡ朴 여사님!

  J. P. 사르트르의 소설 [벽(Le mur)]의 `나'의 일인칭 묘사를 옮깁니다.

 ㅡ`잠들면, 놈들은 새벽녘에 와서 나를 두들겨 깨울 것이다. 그러면 나는 졸린 얼굴을 하고 놈들의 뒤를 따라가 영락없이 쓰러져 버릴 것이다. 그건 질색이다. 나는 동물처럼 죽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이해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악몽에 시달리는 것이 싫었다.'

  이 작품에서 새벽에 총살형에 처해질 죄수는 처절한 고독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몸부림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는 애써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고독한 자의 말로가 얼마나 영혼을 고통스럽게 하는가를 처절하게 의식하면서….





  …함께 산책하고 싶은 朴 여사님!

 고독에 패배되는 현실…. 문화예술인의 체질은 황금 접시 같아요. 나는 朴 여사를 생각하며, 그 영광과 좌절이 고독으로 황금 접시를 깨뜨리는데, 문인들과 체육인 음악 미술 연예인…의 좌절이 심각합니다.

  살고 싶은 욕망의 마지막 선택으로 이 황금 접시가 파괴돼요. 특히 한 시대의 종말은 자살자를 증폭시킵니다. 이자살 유행현상의 비극….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이거나, 크거나 작거나, 이면의 충동은 `고독'인 것입니다.

  근래에 주목되는 쇼킹한 죽음은 영국의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죽음이지만, 이는 사고사였어요. 60년대 마릴린 먼로의, 고독이 탈취해 간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군요….





 朴 여사님께 묻습니다.

 문화 예술 활동과 인기ㅡ. 우연과 자본주의 메커니즘 그늘에서 생성된 산물입니다. 많은 투자와 연마로 사육되고 길들여져 상품으로 시장에 선보인 예쁜 생물….

  그들은 유원지의 거친 상품이 아닌 경기장, 출판저널리즘, 영상매체에서 각기 고급으로 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들은 `인간'이기에 교양 있는  예민한 감성과 참신한 두뇌의 예지, 여기에 그 노력과 정진이 많은 팬을 확보하고 싶어 합니다.

   때문에 패배와 좌절은 또 다른 방향에서의 견실한 재출발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고독에 휩싸이고 맙니다. 근래 일부 연예인들의 죽음만 해도 배후에는 가공할 `인기' 귀신이 도사린 고독과 침묵의 미스터리를 부인할 수 없게 하고 있어요….




  朴 여사님은 J. W. 괴테를 모르시지 않죠….

   그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ㅡ. 200여 년 전 베스트셀러로 풍미했던 베르테르의 인기가 얼마나 충천했나요…? 낭만파 문학의 선구로 일세를 휩쓴 한 시대의 젊은이…!

  현대 사회에도 그만큼 인기를 자랑하는 우상들이 없지 않아요. 국내에도 있지만 그들은 이혼문제로 추문 때문에 스스로의 인기를 붕괴하고 있습니다. 인기인은 더욱 인기에 집착해야 합니다.

  잠깐이면 침묵과 고독의 바람이 불어올 테니까요…. 성적매력과 육체를 매물로 하는 연예인들ㅡ! 그들은 이의 불균형이 발산하는 일종의 기묘한 퇴폐적 매력의 원천 때문에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나지 못해요.

  그들은 후진들 앞에서 백주 악몽에 시달립니다. ㅡ`고독은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고통이다. 어떤 심한 고통도 모두 함께 있다면 견딜 수 있어도, 고독은 죽음과 같다'(C. V. 게오르규)




 朴 여사님,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매스컴, 그 현대적 인기 제조창ㅡ. 저널리즘이란 표현이 적절해요. 영상. 인쇄물의 베스트셀러 순위를 정하고 예술인의 베스트10을 뽑고 각종 연예물의 시청률 경쟁을 전개하면서 출연자의 인기를 가려냅니다.

   말하자면 방대한 문화예술인의 목을 밟고 서 있는 무비판 왕국입니다. TV/R 시청률 경쟁에 상징되는 광고매체로서의 가치를 통해 문화예술인의 고독을 분배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때문에 대개는 `살아남기 위한 욕망'으로 환각제를 통해 고독을 질식시키고 있어요.

   M. 슈티르너는 고독을, 지혜의 최선의 유모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고독의 신비ㅡ! 뛸만한 무대가 필요한 이에게는
참으로 정신을 새롭게 하는 보약입니다….

 

  내가 못 잊을 그리운 이여…!


  기대되는 매체 환경의 역할ㅡ. 새 방향으로의 모색과 실천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낡은 패턴의 실행은 시대에 뒤집니다. 프로그램 저하의 원인을 가져오는 편향성은 시급히 지양돼야 합니다.

   시청률만 높일 수 있다면, 프로의 질, 내용이야 아무려면 어떤가… 하는 시대착오적 편성 운영 때문에 그 그늘에서 많은 문학 예술인이 비정한 저널리즘의 횡포로 위축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시스템 현상을 어찌 문명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근래에는 정치권이 인기 측정 권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정치 감각 때문에 벌써 일부 정치인은 사라지고 있어요.

  그러나 그것은 침묵일 뿐, 고독이 아닙니다. 선을 추구하는 리얼리스트가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써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침묵하면서 부지런히 써 남겨야 합니다. 그 동안 글 드리지 못한 무례, 용서 바랍니다.  ㅡP로부터.♠

              


       
  은하의 궁전으로  / http://blog.daum.net/journal-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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