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ㅡ 은모래
침묵으로 떠나는 이의 뒷모습처럼
흐려지는 이월의 달력을 바라본다
말 없이 반짝이는 언어로
어둔 밤을 밝히던 별과 달빛은 여전한데
어디로 떠나가나 이월은
아직은 봄이라 말하기에 이른 이월의 아침
세상 어느 한 모퉁이에서는 벌써 봄 봄을 외치고
이 찬란한 봄을 싣고 가까이 다가오는
삼월의 빛은 예사롭지 않을테지
오라 아니 하여도 오는 계절
가만히 있어도 찾아오는 새로운 계절
반복이어도 다시 새 환희와 희망을 선물하나니
나는 떠나면서 남길 것 무엇인가 생각에 휘감기는 날
침묵의 언어로 떠나도
아름다운 빛으로 황홀하게 피어나는
아, 나도 지고 다시 피는 한 송이 꽃이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