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남은 길 ㅡ 은모래
방랑의 밤은 길었다
걸어가면 갈수록 길은 더 멀어져 보이지 않고
내 눈에 촉촉히 눈물만 젖어,젖었구나 흠뻑
바람은 내게로 겁 없이 달려와 허무의 깃대를 꽂으려
꽂으려고 가슴 짓누르며 흔들,흔들거렸었지
한 밤 지나면 낮이 짧아질까 한 달 지나면 낮 더 짧아질까
미련없이 떠나 보내야만 하는 고독한 나그네,
나의 남은 길
소리 없이 가고 싶은 길
흔적없이 사라지고 싶은 길
내가 넘고 가야 할 곳은
보이지 않는 그대의 깊은 마음
바람이 불면 그 어깨에 기대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대에게 다가 가
내 순결한 향을 드리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