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에 ㅡ 은모래
매화가 입을 열었다
서둘러 봄
얼어붙었던 강을 깨고
마른 가지 사이 남은 맵싸한 겨울 바람 몰아내고
나폴나폴 봄나비 불러 내어
작은 꽃을 피워보렴 일곱살 예슬이의 하얀 콧등에도
빠알간 꽃이 피었다 너도 나처럼
어여쁜 꽃을 어서 피워보렴
활짝 피어보렴
지난 일월은 밤 사이 어둔 곳에서 태양을 불러내어
한 아름 반짝이는 이월의 선물로 내 단잠을 깨웠다
오늘이 입춘,
가까이 다가 선 봄
어디선가 봄비가 내리고 성급한 꽃나무들은 벌써 꽃망울을 터뜨렸다고 하나
아직은 찬 겨울. 시린 손 부비며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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