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과 나 / 은모래
더 이상 피어날 수 있는 꽃이 아니어서
서러움에 몸부림 떠는 나인가
갈바람과 함께 사라져 간
옛 날이 그리워
홀로 눈물지며 지는 꽃이런가
나 피던 꽃 자리 향기 가득 남아
황량한 갈 들판 곱게 곱게 물들이는
금빛 황혼으로 남아
나 지고 간 자리
다시 사랑의 꽃 피어라
어느 담벼략에 붙어 가는 가을을 붙잡고 흐느껴도 보았다
다 떠나고 홀로 남은 나 가야할 길은 얼마나 더 남았을까
어여쁨도 향기도 모두 날려 보내고
스잔한 가을바람과 함께 떠나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초라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지나만 갔지만
네가 늘 나의 곁에 없었지만 그래도 나는 행복했다
너를 생각하며 보낸 나의 흘러간 시간은 참으로
참으로 행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