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그 어느 아침에 ㅡ 은모래

서럽긴 해도 나 아직 살아
가는 길 마다 촘촘히 꽃 피우며
향기를 뿜어내는 구름이고 싶어
그 구름을 끄는 바람이고 싶어
물은 소리없이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흐르고 있건만
가끔씩 하늘을 바라보는 내 휘어진 허리는
날이 갈수록 아프다 아프다 한다
매일 느낌없이 다가오는 침묵의 그림자
기댈 곳 없어 누워버리고 싶지만
그러한 힘도 없을 땐 어이하나
서러워도 눈물 아니 나오는 날
한 방울의 눈물의 의미조차 희미해져가는
사월의 중순을 향하는 아침
어제보다 더 또렷이 눈을 뜨며
나랑 함께 가자, 가자고 하네
바람의 길 구름의 길 그 너머로
빨리 더 빨리 날아가자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