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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모래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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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에서

신 애 2022. 5. 29. 19:13

보리밭에서 ㅡ 은모래

 

 

 

 

그대의 고향에도
청보리가 피었는가
하얀 쌀 한 톨 그립던 춘궁기
까칠한 너의 얼굴 떠오를 때면
황매산 종달새 울음소리에
내 가슴 오월에도 보리가 핀다

 

 


왜 우는가 바람아
눈 감고 돌아서면 그만일 것을
머물며 자리 잡은 서러운 세월
그리도 네 가슴에 사무치는가
혼자서만 울어라 실컷 울어라
푸르른 오월의 보리밭에서

 

 


그대의 가슴에도
보리가 익어가나
나의 가슴에도
청보리가 익어
속절없이 해 저무는 보리밭에 서서
떠나가는 오월의 보리밭에 서서

 

 

방랑의 밤은 길었다

 

걸어가면 갈수록 길은 더 멀어져 보이지 않고

 

내 눈에 촉촉히 눈물만 젖어, 젖었구나 흠뻑

 

바람은 내게로 겁 없이 달려와 허무의 깃대를 꽂으려

 

꽂으려고 가슴 짓누르며 흔들,흔들거렸었지

 

한 밤 지나면 낮이 짧아질까 한 달 지나면 낮 더 짧아질까

 

미련 없이 떠나보내야만 하는 고독한 나그네,

 

나의 남은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