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시와 노래여 아름다와라

은모래 강가에서

은모래 강가에서

은모래 사진

김춘수선생 유품 전시관에서

신 애 2011. 8. 18. 21:49

 

 

 

휴가 마지막날인 오늘

어디로 가면 좋을까 하다가

결국 남편은 내가 좋아하는 바다쪽으로 코스를 정하고

푸른 바다 넘실거리는 충무쪽으로 데려가 주었다

윗 지방에는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지만

아래 남쪽에는 비 소식도 없고

 

충무 쪽 어디로 가나

배를 타고 작은 섬으로 가자니 시간이 맞지 않아

가까운 곳 몇군데를 둘러 보기로 했다

생각지도 않은 김춘수선생님의 유품 전시관으로 가게 되어

아래 몇장의 사진을 올려 본다  

 

 

거의 매일 글을 쓰고 올리고 있지만

정작 문학에 대해선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던 나에게

오늘의 뜻밖에의 일정은

다시 한번 나를 생각하고 새 걸음을 옮기는데 힘을 주었던 것 같다

 

죽은 자와 산자와 만남

이름없는 나와 유명하신 그 분과의 만남

처음이었지만 전혀 낯설지 않고 오히려

나에게 무언가 모를 안온함을 안겨주었다

 

정말 그 분이 살아 계시다면...

선생님 하고 부르며 눈물을 흘렸을 것 같다

 

(클릭하면 사진이 크게 보입니다 ) 

 

 

그분의 순수한 모습이며

필체며

남기신 귀한 시 몇편을 대하면서

가슴이 찡해오는 울림이 있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이미 떠난 분이시지만

마음과 마음의 만남이었겠지 

 

 

간소하지만 잘 정돈된 그분의 유품

그 옛 흔적을 잠깐 더듬어 보면서

나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 글을 쓰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분은 갔다

꽃을 노래하고

꽃의 존재를 확실하게 남기고

그분은 이제 사라졌다

 

하지만

한번도 보지 못하고 음성을 들어보지 못한 나는

오늘 왜 그렇게 그분을 만나고 싶은지 모르겠다

한송이 꽃이 되어

꽃의 가슴으로 들어가

그분의 음성을 듣고  

꿈속에라도 그분을 한번 꼭 만나고 싶은 마음

그 누가 알랴

 

 

 

한송이 꽃이 되어

또 한송이의 꽃을 노래하면

나도 과연

 순결하고 아름다운 시인이 될 수 있을까

 

 

 

 

 

 

 

'은모래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월의 아파트 정원  (0) 2011.09.03
주일 오후   (0) 2011.08.29
포항에서   (0) 2011.08.13
배내골 계곡 3  (0) 2011.08.02
배내골 계곡2  (0) 2011.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