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뜨락에서

겨울 유서

신 애 2025. 2. 24. 10:17

 

겨울 유서 - 은모래

 

 

나 이제 그만 떠나버릴래요 

 

나의 시들어가는 향기는

 

아침 고요에 눈 뜨는 매화나무에 주고요

 

팔딱거리는 남은 가슴의 고동은

 

벚나무 싹 트는 가지에다 주고요

 

떨어질 듯 말듯 고인 눈물

속에

 

내 어여쁜 님의 얼굴

 

봄바람에 흔들리는 그리움에 다 주고요

 

벗은 몸 벗은 발로 나 그냥 사라져버릴래요